반갑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와 동거하는 고양이집사단칼입니다.
며칠 전에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유도 실기시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낙방했습니다.
첫 시험이라서 당황도 많이 하고 그래서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내심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리고 글을 작성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불합격했는데 굳이 글을 작성할 필요가 있을까?
널리 공유해서 사람들이 보면 누군가는 이 글로 도움을 받아 합격하게 된다면 나의 합격은 더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했지만 유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러기는 싫었습니다.
자타공영의 마음으로 글을 작성합니다.
유도 구술 준비를 해보신 분이라면 자타공영이 무슨 의미인지 아실 겁니다.
이런 것도 구술시험에서 물어볼 수 있습니다.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시험은 1년에 1회만 시행되는 국가자격증입니다.
만 18세 이상만 되면 누구나 시험을 볼 수 있고 매우 다양한 종목들이 있습니다.
그냥 생활체육으로 하는 대부분의 운동들은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저는 유도를 좋아하기 때문에 유도로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리하여 정보를 취합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이미 아시겠지만 매우 당황스럽습니다.
유도는 실기시험에 관한 정보가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온라인 서점에는 유도에 관한 책들이 손에 꼽을 정도고 게다가 오래된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보디빌딩에 관한 자료는 지나가다 발에 챌 정도로 많지만 유도는 진짜 유튜브에도 찾기 힘들 지경입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응시하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험장에 가면 또 바글바글합니다.
분명 사람들이 응시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냥 정보가 없는 겁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험 이야기를 해 봅시다.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은 1년에 한 번 보는 시험으로 필기 - 실기 및 구술 - 연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차 시험은 필기입니다.
매년 4월에 시행되는 필기시험은 종목과 상관없이 공통이므로 대충 검색해도 엄청난 정보가 쏟아집니다.
그거 보시고 알아서 잘 공부하시면 됩니다.
총 5과목을 보게 되며 40점 미만은 과락, 평균 60점이 넘으면 합격입니다.
즉 과목당 40점 이상을 받고 총 300점 이상을 획득하면 필기시험은 합격입니다.
올해 유도 실기시험은 6월 22일에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아마도 변경되겠지요.
실기시험은 평균 70점이 넘어야 하는데 실기와 구술 각각 70점이 넘어야 합니다.
내년에도 아마 청주유도회관에서 볼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용인대에서 봤다고 하는데 언제부터인지 청주에서 계속 본다고 합니다.
아마 한동안은 청주에서 볼 것 같습니다.
시험은 보통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며 응시인원에 따라서 저녁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원이 오전 10시까지 가는 것은 아니고 시험 며칠 전에 자신의 시험 시간대를 알려줍니다.
저는 오후 4시 30분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고 그래서 오후 2시 30분까지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보통 1시간 전에만 도착하면 시험 응시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유도복은 밖에 준비된 천막에서 미리 갈아입어야 합니다.
입구에서 수험표를 보여주고 신분증 확인을 한 후 들어가서 대기합니다.
계속 대기하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정면에 심사의원 3명이 앉아있습니다.
매트 바닥에 표시된 위치로 가서 자리를 잡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수험번호 0000번 강진권입니다!"
그러면 저쪽에서 나를 받아줄 건장한 학생이 다가옵니다.
이 받아주는 학생들도 복불복입니다.
잘 받아주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초보 학생들도 있습니다.
초보자가 파트너가 되었다면?
당신은 운이 없는 겁니다.
시험이 시작됩니다.
"모로떨어뜨리기 해보세요."
자신 있게 모로띄기를 했습니다.
기술을 거는 순간 '아 이거 아닌데 망했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고 멘붕이 왔습니다.
"허리옮겨치기 해보세요."
'허리옮겨치기라니? 선 넘네'하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하고 그럭저럭 해나갑니다.
"뒤허리안아돌리기 해보세요."
'뒤허리안아돌리기? 그런 기술은 없었는데? 뒤허리안아메치기를 잘못 말한 건가?'
그 순간 또 머릿속은 매우 복잡해졌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허리돌리기를 했습니다.
그냥 뒤허리안아메치기라도 할 걸 왜 허리돌리기가 들어갔는지는 당시의 저만 알고 있겠지요.
"허리대돌리기 해보세요."
이미 망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은 오히려 편해졌습니다.
수월하게 허리대돌리기를 했습니다.
"역십자조르기 해보세요."
수월하게 역십자조르기를 수행합니다.
정리를 하자면 모로떨어뜨리기, 허리옮겨치기, 뒤허리안아돌리기(찾아보니 허리안아돌리기가 있었음), 허리대돌리기, 역십자조르기가 나왔습니다.
남들 다 나오는 한팔업어치기, 허리후리기, 밭다리후리기 이런 기술은 저에게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실기가 끝나면 바로 구술을 봅니다.
제가 직접 막대기 4개를 뽑습니다.
그 막대기에 질문 번호가 있을 겁니다.
심사의원: "누르기에 관해서 설명해 보세요."
저: 누르기는 적어도 한쪽 어깨가 매트에 닿은 상태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으로 10초~19초는 절반, 20초가 되는 순간 한판을 얻게 됩니다."
심사의원: "도복 바지 규정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세요."
저: "도복 바지 끝과 발목뼈 사이의 거리는 5cm 이하가 되어야 하고 무릎 높이에는 10~15cm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심사의원: "유소년과 노인들에게 가르칠 때는 어떻게 가르칠건지 말씀해 보세요."
저: '생체시험에서 왜 유소년과 노인 관련 질문을 하는 거지? 분명 유소년과 노인 스포츠지도사가 따로 있는데, 이 정도면 출제오류 아닌가?. 오늘따라 선을 많이 넘는구나.'
"유소년과 노인들은 아무래도 집중력이 부족하고 유소년은 특히 강한 승부욕을 내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놀이로 접근해서 자연스럽게 기술을 배우게 할 것입니다."
'아 내가 말하면서도 뭔 말인지 모르겠구나!'
질문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시험이 허무하게 끝났습니다.
며칠 전에 결과발표가 있었습니다.
불합격입니다.
점수는 보시다시피 위와 같습니다.
올해 필기시험 합격 시 내년까지 실기시험 2회의 자격이 주어지므로 저는 내년에 다시 실기시험에 응시할 겁니다.
내년마저 실기시험에서 떨어지면 내후년에는 다시 필기시험부터 봐야 합니다.
혹시 자료가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서 강습회 자료와 시험 공고를 올려드리겠습니다.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내년에는 부디 유도시험 준비하시는 분들 전부 합격하시기를 바라면서 저는 이만 물러갈까 합니다.
나노입자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하단의 링크를 통해 유튜브 채널 고양이집사단칼 구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 채널에서도 종종 유도 관련 영상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안녕!
고양이집사단칼 구독하기: http://www.youtube.com/c/DankalTV?sub_confirmation=1
'대충 정리하는 유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도장 매트 규격 (1) | 2024.06.06 |
---|---|
2024년 기준 IJF 유도복 규정 (1) | 2024.06.06 |
가노 지고로의 유도 지도법(현 시점에도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함) (0) | 2024.06.05 |
유도의 기본 이념 (0) | 2024.06.05 |
유도의 창시자 (0) | 2024.06.05 |